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마침 A매치 기간이기도 하고, 대한축구협회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국정 감사에 대한 얘기를 그냥 좀 해보고 싶다.
과정과 결과를 모두 지켜본 한 명의 축구팬으로써, 그래도 일단 이러한 이슈가 축구를 깊게 보지 않는 일반 대중들에게도 알려졌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하다.
어찌보면 세상에 수 많은 일들 중에서 일반적으로는 이슈가 되기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솔직히 축구를 딥하게 보는 사람들에게나 이게 그 동안 큰 일이고 심각한 문제였지, 축구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이런 이슈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당장 축구 안보는 내 친구들만 해도 이게 무슨 일인지 전혀 모르고, 설명해줘야하는 일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이 이야기가 대중의 눈에 들었다는 게 감사하다.
아무튼 간에 이 축구협회라는 조직은 대한민국의 한 분야를 대표한다.
별로 크지도 않고, 인구도 적은 나라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축구 산업을 책임져야하는 기관이다.
그런 기관에서, 중심이 되어야할 기관에서 기둥을 스스로 갉아먹는 짓을 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이제는 그 민낯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드러났다.
국정감사 결과로는 정치기관으로써 협회에게 요구할 수 있는 최선을 했다고 생각한다.
막말로 대놓고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스포츠에 정치가 개입하는 것도 당연히 이치에 어긋난다.
그럼에도 협회에 회장의 재선임을 요구하는 등 권고조치를 한 것은 할 수 있는 것을 충분히 했다고 본다.
이제는 협회의 자정작용이 필요하다.
정몽규는 절대로 회장 자리에 있을 인물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본인에게 어울리는 자리와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정몽규는 어떠한 기관의 대표로 있으면 안된다.
일단 축구를 깊이 이해하고 있지도 않고, 이해하려고 들지도 않는다.
물론 협회에서 일한다고 모든 사람들이 축구를 깊게 이해야하는 건 아니다.
경영에 집중해야할 사람, 회계에 집중해야할 사람, 마케팅에 집중해야할 사람 모두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대표는 다르다.
한 기관의 대표라면 그 분야에 대해서 누구와 대화해도 뒤쳐져서는 안된다.
그런데 정몽규는 그렇지도 못하고, 그럴 생각도 없다.
본인이 축구를 정말 사랑한다면, 본인이 쓴 책처럼 정말로 축구를 사랑한다면 이제는 그 자리에서 물러나서 한 명의 팬으로써, 혹은 후원자로써 축구를 바라봤으면 좋겠다.
정몽규 주변에서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간신배들과 협회의 온갖 내부 이야기들을 외부로 유출하는 쁘락치들도 없어져야 한다.
예를 들면 전력강화위원회 회의가 끝나기도 전에, 회의 결과를 유출하는 인간들.
정몽규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건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의 문제도 함께 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정말 대한민국 축구를 아끼고 사랑하고, 이해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이 협회를 이끌어야 대한민국 축구가 발전한다.
홍명보 감독도 당연히 자리를 내려놔야한다.
현재 대표팀의 성적이 좋건 말건, 적절하지 않은 과정으로 선임된 감독이다.
설령 그런 식으로 선임된 감독이 펩 과르디올라나 위르겐 클롭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당장의 성적과 별개로, 만약 본인이 적합한 인재라면 적합한 절차를 거쳐 다시 선임되면 된다.
그리고 적합한 인재라면 그 절차가 증명해줄 거고.
2002년 월드컵 때 나에게 꿈을 안겨준 영웅에게 이렇게 말해야되는 게 너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물론, 국정감사 결과통보에 이은 협회의 입장문, 아니 반박문을 보면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보이긴 한다.
그래서 사실 우려스럽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는 우려를 지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 명이라도 더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어나길 바라면서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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