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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이야기

제시 린가드, FC서울 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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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살다 별일을 다 본다.

 

K리그 명문구단 FC서울이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이자 EPL 스타였던 제시 린가드를 전격 영입했다.

2년 계약에 연봉은 약 15억이라는 얘기가 있다.

지난 주부터 제시 린가드와 FC서울 사이에 링크가 있었는데,
처음 접했을 때부터 대체 내가 뭘 읽은건가... 싶었다.

 

유례가 없었다.
K리그를 잘 안봐서 몰랐지만 옛날에도 EPL 등 유럽 빅리그를 경험했던 선수가 K리그에 영입된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경우가 다르다.

EPL에서도 빅6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유스때부터 소속되어 1군에 데뷔했고, 중간중간 임대를 떠났지만 무려 10년을 맨유 소속으로 지냈다.
가장 최근 소속팀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노팅엄 포레스트다. 모두 EPL에 소속된 구단 들이다.
물론 맨유에서 보냈던 시간이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없고, 마지막 EPL시즌이었던 노팅엄 때도 잘했던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스타인건 사실이다.
잘했을 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도 뽑혀서 주전으로 뛰기도 했고, 좋은 일이던 안좋은 일이던 행보 하나하나가 이슈가 되는 선수다.

보통 이런 스타들이 큰 무대에서 내려오면 택하는 행선지는 2가지다.

남미, 유럽 중견 혹은 중소급 리그(포르투갈, 네덜란드, 튀르키예 등) 출신 선수들은 본인이 나고 자랐던 고향팀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성공했던 자식이 금의환향하는 듯한 훈훈한 연출이 일어나는 선수생활의 황혼기다.


또 하나는 경쟁이 덜한, 하지만 연봉은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는 리그로 가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MLS, 한 때 많이 갔던 중국 슈퍼리그, 일본 J리그, 그리고 이번 여름에 매우 뜨거웠던 사우디리그다.


린가드의 경우는 일단 첫번째 선택지는 조금 어렵다.
맨유 출신이고 맨유라는 팀 특성상 경쟁이 그 어디보다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폼이 떨어진 상태의 린가드가 여유롭게 갈 수 있는데가 아니다.


그럼 보통 선택지는 두번째인데, 이 모든 리그들을 다 배제하고 한국 K리그를 선택한 게 정말 신기하다.
경쟁은 물론 린가드 입장에서 유럽 리그들보다 수월할 것이다.
한국의 도시 인프라도 세계적으로 아주 좋은 편이기 떄문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데도 문제가 없을거라고 본다.
하지만 린가드의 원래 연봉과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연봉 수준일 수 밖에 없다.
영국 언론들은 실상을 잘 모르는 듯 한국에도 마치 사우디, 일본가는 것처럼 연봉을 보고 가는 것으로 생각하던데 미안하지만 어림도 없다.


썰은 많았다.
그 중에서도 유력한 건 린가드 본인의 브랜드인 JLINGZ의 한국 사업을 위해서라는 말이 유력했다.


그런데 사실 그 이유가 뭐든 상관은 없다.
왔다는 것 자체가 K리그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그동안 이웃 국가들인 J리그랑 중국 슈퍼리그에는 슈퍼스타들이 선수 생활의 말년을 보내러 가는 일이 많았다는 점이 K리그에게는 아쉬웠다.
사실 매력이 크게 없는 건 맞다.
연봉 수준도 못 맞춰주고, 유럽, 남미 선수들에게 아무래도 동아시아에서 인지도가 있는 나라는 중국과 일본 뿐이다.

요즘은 중국도 잘 안간다만.
최근 몇 년 들어서야 이제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을 것이다.


그럼 K리그에 스타가 온다는 건 뭐가 좋을까?
일단 국내에서 K리그의 인기가 올라간다.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린가드라는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봤다. 내 주변이 그렇다.
이 정도 유명세를 가진 선수가 온다? 축구를 안보던 사람이면 몰라도, 해외축구만 보던 사람들은 K리그 경기 한번은 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비슷한 예로 이승우가 K리그로 왔을때도 그랬다.
세계적인 스타는 아니지만 국내 축구계에서는 확실히 스타인 이승우가 수원FC로 왔을 때 리그 전체적으로 붐이 일었고 현재 K리그가 인기가 많아진 것도 그 덕분이다.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올라간다.
J리그가 어딘지도 모르던 해외의 축구팬들은 이니에스타와 포돌스키의 이적으로 일본을 알게 됐고, J리그를 알게 됐다.


린가드도 그런 효과를 충분히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아니 이미 일으키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 뉴스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카이스포츠, BBC 스포츠에서 이 이적을 다뤘고, 방송 패널들의 입에서 K리그와 FC서울이 거론되었다.
여기서 K리그에 대한 이미지가 잘 구축이 된다면 향후 린가드의 뒤를 이어 K리그에 오는 슈퍼스타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럼 또 국내외적으로 리그의 인기가 올라가고, 수입이 많아지고 선수들 연봉도 더 줄 수 있고, 그럼 유명 선수 더 오고... 선순환의 구조가 구축되는 것이다.


한국 축구의 실력향상도 기대해볼 수 있다.
아무리 린가드가 폼이 내려왔고 그렇다지만 EPL과 K리그의 실력차는 분명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K리그 선수들은 그걸 직접 경험해볼 기회가 없다.
세계 최정상급 리그들에서 온 선수와 뛴다는 것 자체가 많은 공부가 될거다.
실제로 이번에 사우디로 넘어간 수많은 빅네임들, 벤제마, 캉테, 호날두, 마네, 네이마르 등등을 상대해본 사우디 선수들, 특히 넘어간 선수들이 공격수가 많다보니 그들을 상대한 사우디 자국 수비수들의 실력이 많이 올라갔다고 한다.



아무튼 이번 린가드의 이적은 K리그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건 분명하다.
나도 원래 K리그 잘 안보는 사람인데 이번 기회에서 린가드보러 직관 한번 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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